낚시 갔다가 모르는 분한테 하루를 빌렸습니다
주말에 바람 쐴 겸 방파제에 갔습니다.
낚시는 영 시원찮고 커피만 두 잔째 마시고 있는데 옆자리 어르신이 갑자기 자리를 비우시더군요. 그러더니 제 쪽에 낚싯대를 세워두고 잠깐 봐달라고 하셨습니다.
한 시간쯤 뒤에 돌아오셔서 고맙다며 작은 도시락을 주셨는데, 안에는 김밥 몇 줄이랑 귤 두 개가 들어 있었습니다. 별일 아닌데 그날 하루가 괜히 덜 쓸쓸했습니다.
요즘은 서로 경계부터 하는데, 가끔은 이렇게 이름도 모르는 사람에게 하루를 조금 맡겨도 되는구나 싶었네요. 물론 낚싯대는 잘 지켜드렸습니다. 물고기는 못 지켰고요.
전국 공개 채널에 올라온 글이에요.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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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못 지키셨지만 낚싯대는 지키셨네요 ㅎㅎ 도시락까지 받으셨다니 하루가 참 따뜻했겠습니다
그러게요 낚싯대는 지켰는데 제 낚시는 끝까지 못 지켰습니다 ㅎㅎ 그래도 김밥은 아주 잘 먹었습니다
귤 두 개가 괜히 마음에 남아요 많이 주는 것보다 그때 먹으라고 챙겨준 느낌이라 더 정겹네요
사람한테 하루를 잠깐 맡긴다는 표현 좋네요 별일 아닌 것 같아도 그런 장면이 은근 오래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