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사는지 인증하고, 익명으로 말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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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아무 약속 없는 날이 오히려 어색하네요

이번 토요일은 진짜 오랜만에 아무 일정도 안 잡고 집에 있었습니다. 평소엔 장 보러 갔다가 뭐 하나 처리하고, 남편이랑 밥 먹고, 밀린 일 조금 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가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시간이 너무 천천히 가더라고요.

처음엔 여유롭다 싶었는데 점심 먹고 나니까 괜히 냉장고 열어보고 서랍 정리하고, 안 읽을 책까지 꺼내서 책상 위에 쌓아놨습니다. 쉬려고 비워둔 날인데 결국 뭔가를 계속 하고 있었네요.

남편이 커피 마시면서 그냥 오늘은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고 하는데 그 말 듣고 보니 제가 쉬는 것도 자꾸 일정처럼 만들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후엔 동네 한 바퀴만 걷고 들어와서 요리도 대충 해먹었어요. 대충 차린 밥이 생각보다 맛있어서 좀 웃겼습니다.

바쁘게 사는 게 익숙해지면 한가한 날에도 마음이 먼저 불안해지는 것 같아요. 가끔은 아무 성과 없는 하루도 그냥 하루로 인정해줘야겠네요. 근데 내일은 또 장 보러 가야 합니다. 냉장고가 너무 정직하게 비어있어서요.

전국 공개 채널에 올라온 글이에요.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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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1

냉장고가 제일 현실적인 알림이네요 ㅎㅎ 아무것도 안 한 날도 하루를 잘 보낸 건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