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서운했던 건 큰일이 아니라서였나 봅니다
오늘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냉장고에 먹을 게 진짜 하나도 없더라고요.
대충 계란이라도 부치려다가 너무 피곤해서 그냥 물만 마시고 누웠습니다. 별일 아닌데 괜히 서럽더라고요. 누구한테 뭐 해달라고 한 것도 아니면서요.
그러다 잠깐 자고 일어나서 냉동실을 보니까 예전에 제가 얼려둔 만두가 한 봉지 나왔습니다. 전자레인지 돌려 먹는데, 제가 저를 위해 미리 해둔 것 같아서 좀 웃겼어요.
오늘의 저는 오늘만 생각했는데, 예전의 제가 미래의 저를 조금 챙겨놨더라고요. 별거 아닌 만두였는데 생각보다 위로가 됐습니다.
앞으로는 완벽하게 잘 사는 것보다, 나중의 나한테 작은 거 하나라도 남겨두면서 살아야겠다 싶네요. 만두 열두 개가 사람을 살립니다 진짜로.
전국 공개 채널에 올라온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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