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모르는 사람한테 마음을 빚진 날
며칠 전에 생활권 카페에서 지갑을 두고 나온 줄 알고 진짜 식은땀 났습니다. 집에 와서 가방을 다 뒤져도 없길래 다시 카페로 뛰어갔는데, 계산대에 어떤 분이 맡겨두셨더라고요.
현금도 거의 없고 카드 몇 장뿐이었지만 신분증이 있어서 잃어버렸으면 이것저것 귀찮았을 텐데, 그분 연락처라도 알아두려고 했더니 그냥 지나가다 주웠다고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감사하다고 커피라도 사드리겠다니까 오히려 요즘 다들 바쁜데 찾아가서 다행이라고 웃으시고요.
별일 아닌 것 같은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계속 생각났습니다. 요즘은 모르는 사람한테 말 거는 것도 조심스럽고, 괜히 엮이기 싫어서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많은데 누군가는 잠깐 멈춰서 남의 물건을 챙겨준 거잖아요.
저도 예전에 길에서 누가 떨어뜨린 장갑을 주워서 난간에 올려둔 적은 있는데, 그때는 그냥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막상 제가 도움을 받으니 그 당연한 일이 참 크게 느껴지네요. 오늘은 산책하다가 앞에서 우산 떨어뜨린 분 있으면 꼭 불러드리려고요. 사람 마음이 참 단순합니다. 내가 한번 받고 나니까 나도 괜히 잘하고 싶어지네요.
전국 공개 채널에 올라온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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