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하러 갔다가 오히려 물건을 받아왔습니다
며칠 전에 안 쓰는 캠핑 의자를 중고거래로 내놨습니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카페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상대분이 오시더니 의자부터 보지도 않고 계속 미안하다고 하시는 겁니다. 집에 급한 일이 생겨서 거래를 취소해야 할 것 같다고요.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돌아서려는데, 옆에 있던 작은 상자를 하나 내미시더라고요. 원래 이 의자에 같이 쓰려고 샀는데 이제 필요 없게 됐다면서 그냥 가져가라고 하셨습니다.
열어보니 새 낚시용 손전등이었습니다. 제가 낚시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아셨냐고 했더니, 가방에 달린 낚시점 로고를 보고 그냥 추측했다네요.
결국 의자는 다시 들고 왔고 손전등만 받아왔습니다. 거래는 취소됐는데 이상하게 기분은 좋았습니다. 요즘은 약속 하나 어그러져도 서로 날카로워지기 쉬운데, 이렇게 말 한마디 예쁘게 하는 분도 있구나 싶어서요.
다음날 다시 연락이 와서 이번에는 꼭 사겠다고 하시길래, 그냥 반값만 받았습니다. 손전등 값은 빼고요.
중고거래 하다 보면 별일 다 있는데 이날은 물건보다 사람이 남았네요. 손전등은 생각보다 밝아서 밤 산책할 때 잘 쓰고 있습니다.
전국 공개 채널에 올라온 글이에요.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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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전등보다 다음날 다시 연락하시고 반값만 받으신 게 더 따뜻하네요 이런 거래면 취소돼도 덜 아쉬울 것같아요
손전등까지 챙겨주신 센스가 참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