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사는지 인증하고, 익명으로 말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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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하다가 괜히 마음이 오래 남았습니다

창작 사연입니다.

며칠 전에 중고거래로 작은 서랍장을 하나 사기로 햇습니다.. 집에 잇는 물건이 자꾸 늘어서 큰 가구는 부담스럽고, 현관 옆에 놓을 만한 낮은 서랍장이 필요햇거든요. 사진으로 봣을때는 상태도 괜찮고 가격도 무난해서 판매자분께 연락드렷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지러 가 보니 서랍장이 생각보다 컸습니다. 제가 치수를 대충 봤던 것도 잇고, 사진에서는 벽 쪽에 붙어 잇어서 작아 보엿던것 같습니다.. 차에 싣기도 애매해서 그냥 죄송하다고 하고 돌아오려는데 판매자분이 한참 서랍장을 보시더니, 사실 이걸 버릴까 말까 며칠 고민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머니가 오래 쓰시던 건데 요양원으로 가시면서 집을 정리하는 중이라고요.. 그래서 물건이 아까워서 올리긴 햇는데 누가 가져간다고 하니 또 마음이 이상하다고 하셧습니다..

제가 괜히 사겠다고 해 놓고 못 가져가서 죄송하다고 햇더니, 판매자분이 오히려 괜찮다며 차에 들어가는 것만 가져가라고 하셧습니다. 결국 서랍장은 못 가져오고, 위에 잇던 작은 나무 상자만 받아왓습니다.. 그것도 돈은 안 받으시겟다고 해서 몇 번이나 사양하다가 들고 왔습니다..

집에 와서 닦아 보니 상자 안쪽에 연필로 날짜가 하나 적혀 잇엇습니다.. 아마 오래전에 아이가 쓴 것같앗습니다. 별거 아닌데 그 날짜를 보고 잇으니, 물건 하나에도 시간이 많이 들어 잇구나 싶더라고요..

중고거래는 보통 싸게 사고 필요한 물건 얻는 일이라고만 생각햇는데 이날은 물건보다 사람 마음을 들고 온 기분이엇습니다.. 상자는 지금 현관에 두고 열쇠랑 우편물 넣는 데 쓰고 잇습니다.. 볼 때마다 서랍장 못 가져온 건 잘한 일 같기도 하고요.. 집에 안 맞는 걸 억지로 들였으면 며칠 뒤에 또 내놓앗을 테니까요..

필요한건 물건인데 가끔은 사연까지 같이 따라오네요. 괜히 버리지 못하고 닦아서 쓰게 되는 것들이 잇습니다..

전국 공개 채널에 올라온 글이에요.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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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1

상자가 현관에서 제자리 찾은것같네요 열쇠랑 우편물 넣는 용도도 딱이고요 ㅜㅜ

익명2

상자 안쪽에 적힌 날짜는 어떤 날이었을지 궁금하네요 ㅜㅜ